재테크

전세대출에 DSR이 적용된다 (전세제도와 전세대출이 가져오는 부동산 거품)

아비투스_ 2024. 1. 23.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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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에서 다양한 규제가 등장한다. 과열된 시장을 가라앉히기 위한 방법이다.
 
물론 모든 부동산 규제가 효과적이지는 않다.

돈 (유동성)은 풀어주면서, 다른 규제를 아무리 해봤자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유동성을 쥐어트는 규제는 그나마 효과가 있다. 그것도 전세대출에 적용된다면 말이다.
 

Copyright_Sean Pollock

 
우리나라는 통계적으로는 부동산을 매수하는데 들어가는 대출의 규모가 실제보다 작게 나온다.

우리나라에 유달리 활성화되어 있는 '전세제도' 때문이다.

세를 들어가는 방법에는 '전세''월세'가 있다.
 
전세는 아파트 시세의 30%에서 크게는 90%까지 목돈을 보증금 식으로 넣고 거주하다가, 퇴거할 때 목돈을 주인으로부터 돌려받는 방식이다.

그동안 집주인은 은행에 넣어 이자를 받는 방식 등으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
 
월세는 훨씬 적은 보증금을 넣고 (보통 1 ~ 5년 치 월세) 대신 월 임차료를 주인에게 내는 방식이다.
 
목돈이 덜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본금이 세입자는 월세가 낫고, 집주인도 다른데 투자를 고민할 필요 없이 월세 자체가 현금흐름을 만드는 투자방식이 된다.
 
여기서 정부가 발표하는 새로운 규제는 전세와 연관이 되어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내가 직접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돈을 빌리지 않아도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가 있다.
다름 아닌 전세보증금 덕이다.
 
매매가 10억짜리 집이 있는데 그 아파트의 전세 시세가 5억이라고 하자.
 
 내가 바로 들어가서 거주해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내 돈 5억 +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5억으로 10억짜리 집을 살 수 있다.

거기다가 내 5억이 순수 현금이 아니라 그중 2억은 신용대출로 조달했다면 실제 현금은 3억만 가지고 10억짜리 집을 매수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임대인의 입장이다.
임차인의 입장도 보자.
 
돈이 모자라서든 무슨 이유든 집을 매수할 수는 없고 세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교통이나 학군을 따졌을 때, 나는 꼭 시세 5억짜리 전셋집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

하지만 수중에 1억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5억짜리 전셋집은 어림도 없는 상황이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에겐 '전세대출'이 있다.
 
임대인만 대출 내라는 법 있나? 임차인도 더 좋은 집에 들어가고 싶으면 대출을 내서 전세를 살 수 있다.

보통 전세보증금의 80%, 최대 5억 수준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매달 대출이자를 낼 자신만 있다면, 1억만 있어도 5억짜리 보증금 아파트에 들어가 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0억짜리 집이 되기 위한 자금 구성이 재밌어진다.

실제 10억짜리 아파트의 시세를 구성하기 위한 돈은 임대인과 임차인 합쳐서 4억뿐이다.
 
나머지 6억은 ①대출이자를 낼 수 있는 임차인의 신용, ②임대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임대인의 신용, ③ 해당 주택이 최소 10억의 가치는 유지한다는 부동산 담보물에 대한 신용으로 이루어졌다.
 
세 가지 신용으로만 쌓아 올린 10억짜리 집이다.
 

Copyright_Photo details

 
이런 식으로 부동산의 가치가 유지가 되고 부양도 된다.
언제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순간까지.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은 임대인에게 사실상 '빚'이다. 임차인이 나갈 때 갚아야 하는 돈이다.

하지만 이자를 주고 빌리지 않으니 망각하게 된다.
 
그래서 임대인이 이 보증금으로 다른 부동산이나 투자처에 돈을 넣었다가 제때 돈을 빼지 못하거나 잃게 되면 전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전세보증금사기가 일어나게 된다.
 
갱신 시점에 전세 시세가 내려가면 돈을 더 내어줘야 하는데 내어주지 못하거나, 다음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게 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 차액분 현금이 없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전세보증금보다 주택의 가치가 낮아지는 깡통전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단점만 너무 말했는데, 저금리 시대에는 전세보증금이 적당할 집만 잘 구하면, 임대인 목돈을 주고 매달 현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에 세입자가 돈 모으기 좋은 제도기도 하다.
 
그러나 전세대출이 생긴 이후에 상당히 위험한 제도가 된 것은 분명하다.
 
사설이 길었고 그래서 정부가 새로운 DSR 규제를 발표했다.
 

DSR (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라고 하며 개인에게 내어주는 대출의 최대한도를 결정하는 규제 정책이다.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마이너스통장, 자동차할부,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합해 연소득 대비 일정 비율까지 대출을 하도록 하는 규제다. 2024년 1월 기준 DSR은 40%로 설정 되어있다.

 
기존에는 DSR에 전세대출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전세대출까지 포함하기로 한다.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에 대해서만 DSR을 적용한다 (원리금 X).
 
단, 무주택자에게는 해당하지 않고 유주택자에게만 해당된다.
 
보통 자기 소유의 집을 전세로 주어 전세금으로 자신의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전세대출을 내어 실거주를 하기에 1주택자는 DSR 부담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기존대비 조금은 더 부담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다주택자는 1주택보다 영향이 많이 갈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정책이긴 하지만 무주택자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는 건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사실 무주택자한테까지 DSR 적용 들어가면 부동산시장이 박살 나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긴 하다.
 
그것도 국가경제에서는 문제니 쉽게 건드릴 순 없다.
국가 입장에서는 조금씩 안정적으로 빚과 자산가치가 늘어나는 게 베스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117049151002?input=1195m

 
이 포스팅에서 중요한 건 사실 새로운 DSR 규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부동산이 대출의 규모도 크고, 한 주체가 아니라 여러 주체의 신용의 탑으로 쌓아 올린 자산이라는 걸 인식하는 점이다.
 
전세가 없는 나라는 대출 한도가 더 높더라도 개인의 신용만 잘 관리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내가 문제없어도 상대측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 문제가 생기면 같이 넘어지는 구조다.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더 많은 시장이다 보니 이 점을 항상 명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서 거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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