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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청년과 저소득자에게 투표권을 더 주자? (1인 1표는 틀렸을까)

by 아비투스_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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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저연령과 저소득자에게 투표권을 더 주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현재 조세제도만으로는 현재의 양극화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다.
 
조세재정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에서 투표정책에 대한 제안까지 포괄적으로 하는 게 아주 놀랍다.
 
뭐 조세와 재정에 대해 연구하면서 이와 연관된 측면에서 다른 분야의 정책에 대한 제안도 할 수는 있겠지만 제안 자체가 너무 파격적이라 더 이슈가 되는 듯하다.
 

https://www.forbes.com/sites/simonmainwaring/2018/11/06/purpose-in-action-why-brands-are-asking-you-to-vote/?sh=185b07f44a18

 

* 1인 1표의 평등선거가 맞는 거냐고요!

 
학교 다닐 때 한 번쯤 배운 선거의 4대 원칙이 있다.
 

① 보통선거
: 국민으로서 정해진 나이가 되면 조건에 따른 차별 없이 누구나 선거에 차별할 수 있다는 원칙

② 평등선거
: 빈부, 성별, 학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

③ 직접선거
: 선거권을 가진 사람 본인이 직접 선거를 해야 하며 누군가 대리해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원칙

④ 비밀선거
: 국민 각자가 원하는 대표를 뽑을 수 있도록 어느 후보자에 투표했는지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 

 
1인 1표는 평등선거의 원칙에 해당된다. 모두가 같은 행표를 행사하는 평등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보통은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의 관점은 대중의 우매함을 지적한다.
 
대중들의 집단 결정이 우매하고 그 결정에 따라 사회가 (자신이 보기에는) 그릇된 방향으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덜 똑똑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의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그런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평등선거의 원칙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하는 발표를 한 것이다.

다만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정반대의 관점이다.
 
양극화 완화를 위한 대표적인 제도'누진세'인데 누진세를 적용해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걸 막을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목소리의 반영이 어려운 이들에게 경제정책 등에 대한 투표권을 더 부여해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의견이다.
 
 

* 이게 현실성 있는 의견이라고?

 
그럼 과연 이 주장이 현실성이 있을까?

보고서가 주목하는 부분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목적인 누진세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진세를 통해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 취약층에게 사용하기 위한 목적인데, 사회 권력층이 부유층에 가깝기에 실제로 이러한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취약계층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야 배분싸움에서 균형이 맞추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인구구조상 역피라미드 구조기 때문에 연령에 따른 차등투표제를 도입도 언급한다. 젊은 층에게 더 많은 투표권을 부여해야 형평성 있는 투표제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투표를 하면서 젊은 층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이를 올바르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 일리 있는 부분도 있지만 평등선거는 잘못 건드린 듯?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연구원들이 멍청한 게 아니라면 (사실 다 똑똑하기 때문에), 어그로 끄는 게 아닌가 싶다.
 
누진세의 경우만 봐도 핵심적인 문제는 걷힌 세금의 사용처를 결정하는 정치권력층의 선택과 판단이다.

사회 취약계층이 투표권을 더 많이 갖는다고 해도 결국 그들의 지지를 얻어 대표로 선정된 사람은 사회적으로 권력을 거머쥐는 특권층이 된다.
 
과연 그 대표자가 여전히 다수의 사회취약계층을 오롯이 위하는 정책을 펼칠 수가 있을까?

그리고 현재의 평등선거에서도 굳이 비율로 따지면 부유층/권력층보다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더 많다. 권력자의 수가 소수인 것은 자연의 세계를 봐도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미 사회적 취약계층의 표 자체가 더 많은데도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건 1인 1표가 핵심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의미다. 
 
구조적으로 누군가가 권력을 갖는 특권층이 될 수밖에 없고 오히려 중요한 건 대표로 선정된 사람들의 인성과 가치관이다.

평등선거를 걸고넘어진 건 너무 이슈몰이를 위한 발언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연령에 따른 차등 투표권은 고민해 볼 만한 의견이라고 본다. 평등선거 하에서는 인구구조상 다수인 집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될 확률이 높다.
 
투표권 차등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많은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맞는 비율을 설정하기도 불가하고 인구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그때마다 투표수를 유동적으로 반영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뭐 AI가 더 발달하면 그런 시스템이 구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결론은 어그로좀 그만 끌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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