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늘 2023년 10월 17일, 내 주식계좌들 중 하나인 신한투자증권에서 갑자기 카톡이 왔다.
'배당 들어올 게 없는 것 같은데 또 무슨 특별 배당이라도 왔나?' 하고 기대감에 눌러보았더니 이런 카톡이 떴다.
엥 이게 무슨 소리야?
그 순간 문득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완료 됐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럼 보통 종목명이 바뀐다던가, 인수회사의 주식으로 바꿔준다던가 하는데 난데없는 USD 입금은 뭐지? 싶었다.
그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인수합병 축하금인가? 인수했는데 블리자드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현금을 일부 더 줬나? 등 온갖 생각을 했다.
근데 아무리 봐도 금액이 약간 내 주식 다 매도한 느낌이 나는 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부랴부랴 뉴스 검색해 봤는데 합병 완료 된 게 맞았다!
영국 공정위 심사 때문에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는 들었는데 결국 잘 승인이 난 걸로 보인다.
근데 어떤 기사도 블리자드 주식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그래서 네이버 증권정보를 검색했더니 거래중지가 되어있었다.
어째 어제 장열리고 일시세가 0%에서 변동이 없더라니.. 의심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내가 바보 같았군.
그리고 회사의 대한 빠른 정보를 알 수 있는 종목토론방을 클릭했다.
근데 이럴 수가. 종토방 클릭해도 아무것도 안 뜬다!
그냥 종목 자체가 증발해 버렸다.
다행히 여기는 종목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나처럼 당황한 사람들의 댓글 몇 개뿐..
사람들 다 이거 사라지는 거 알고 있었음? 왜 아무 기사나 댓글이 없는지 모르겠다.
기사도 특별한 내용이 없다. 내가 그냥 전량 인수해서 주식이 사라지는 걸 모르고 있던 것인 듯.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이 사라지면서 룰루레몬이 S&P 500 지수에 대신 편입되어 꽤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룰루레몬도 참 대단하다.
아무튼 결국 내 주식은 팔린 게 맞아 보였다.
카톡에 왔던 '합병교부금'이 뭔지 한 번 검색해 봤다.
합병회사가 합병회사의 주식과 일정 금전을 피합병회사의 주주에게 지급하는 경우, 이 일정액의 금전을 '합병교부금'이라고 한다.
합병회사의 주식도 준다매.. 근데 여기는 왜 합병회사 주식은 안 주고 전액 청산이야...
합병비율 조정 없이 전량 그냥 시원하게 돈으로 줬나 보다.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는 돈 많은 회사였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피인수 회사 주주에게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지급하면 시중에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이 늘어난다.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돈으로 지급하고 끝내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식 당 값을 얼마 쳐줬는지부터 봐야겠지.
17주에 1,615 달러를 줬으니, USD 1,615 / 17 = USD 95
주당 95불로 쳐줬다.
마지막 종가가 94.42 달러였는데 깔끔하게 올림 해서 주당 95불로 쳐줬나 보다.
이렇게 액티비전 블리자드 (ATVI)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역대 최고 주가 101불보다 약 5% 정도 낮게 마무리되었다.
근데 증권사 앱에서도 종목이 사라지니까 내가 낸 수익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매매기록을 뒤져봤다.
내 첫 매수일은 2021년 8월 30일이다.
2021년 8월 ~ 9월 사이에 분할 매수를 했다.
9월 7일에는 첫 매수가격 보다 조금 더 낮게 매수.
그다음 날은 살짝 높게 매수.
79에 두 개, 79.2에 두 개 매수가 되었다.
마지막 매수는 9월 22일에 5주를 73달러라는 가장 낮은 가격에 매수했다.
이렇게 총 17주를 매수했음.
당시 워낙 블리자드가 내부 이슈로 나락 가고 있었는데, 게임 타이틀이 괜찮은 게 많고 디아블로 4가 출시 지연되고 있던 상황이라 충분히 매력적인 주가라고 생각했다.
내 총 매수 원금 (USD)은 USD 1,320.7이었고 (수수료 포함) 원화로는 1,543,293원이었다.
달러를 이때보다 이전 시점에 바꿔서 더 환율이 낮았을 테지만 그것까지 찾아서 원화 계산하기는 어려워서 거래기록에 있는 해당일자 환율 기준으로 봤다.
매도금액은 USD 1,615로, 매도차익은 미국 달러로 USD 294.3이다.
수익률로는 약 22.3%다. 거의 2년 보유로 낸 수익이니까 연 11% 정도의 수익률이라고 보면 되겠다.
추가로 2년 간 받은 배당금은 총 USD 21.1이다.
그러면 총수익률이 약 23.9%고 대략 연 12% 수익률로 환산된다.
나름 장기로 들고 가도 나쁘지 않은 주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강제 수익실현을 하게 되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하지만 또 게임주라는 게 좋은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안 나오면 위험할 수도 있어서 적당히 잘 수익실현 했다고 생각하겠다.
이제 이 1600달러로 어떤 종목을 투자해 볼지 천천히 고민해 봐야지!
댓글